▲ 로봇 송골매는 맹금류의 형상과 날갯짓을 그대로 모방하여 작동됨으로써 작은 새들을 놀라 도망치게 한다.
이제 입추를 지나 가을이 오면 들녘에 서있는 외로운 허수아비를 또 다시 보게 된다. 사람 모양을 한 허수아비는 이리저리 붙여 놓은 헝겊 조각을 자신의 멋진 외출복 삼아 알곡을 도둑질하는 새떼 쫓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허수아비 노릇을 로봇이 하게 됐다. 허수아비 세계에도 하이테크의 물결이 몰아치게 된 것이다. 한 네덜란드 회사는 3D프린터기로 로봇 새를 만들어 냈다. 이 새는 마치 송골매처럼 높이 날아올라 예리한 눈을 번득이며 먹이를 덮칠 수 있다. 귀찮은 새떼들을 들녘에서 뿐만 아니라 비행장에서도 몰아낼 수 있다. 항공관제 구역에서 새떼들을 몰아내 항공기의 운항과 이착륙을 도와주는 이 맹금류 로봇은 이름이 ‘로버즈(Robirds)’다. 거품 형태의 재질로 이뤄진 날개와 3D로 프린트된 몸통은 유리섬유합성물과 신축성이 뛰어난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졌다. 이 로봇 송골매는 맹금류의 형상과 날갯짓을 그대로 모방하여 작동됨으로써 작은 새들을 놀라 도망치게 한다. 원격으로 조종되는 이 송골매 로봇은 날개를 접어 넣을 수 있는 일종의 새 모양의 로봇이다. 움직임은 보기에 아주 경직된 모습이다. 그럼에도 이 로봇 송골매를 개발한 네덜란드 클리어플라이트솔루션스(Clear Flight Solutions)사는 이 원격 조종 송골매 로봇 로버즈에 대해 지속해서 성능을 점검하고 개선해 오고 있다. 이 송골매가 파견된 곳에서는 야생 새떼 무리로 인한 피해가 75%까지 줄었다. 이 회사는 송골매 로봇이 자율 비행할 수 있도록 기능을 향상시킬 계획으로 있다. 비행장 근처에서 스스로 날아다니면서 새떼들을 쫓아내 새와 비행기가 충돌하는 사례를 완전히 줄이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