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폐지하는 진로탐색학년, 기말 지필평가 범위는 줄여

서울시교육청, 진로탐색학년제 운영매뉴얼 제시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새 학기 서울지역 11개 연구학교에서 시범도입되는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에서는 전과목에서 수행평가 점수를 50% 이상 반영한다.

중간고사를 보지 않아 기말고사의 지필평가 범위가 너무 넓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필평가 범위는 다소 줄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 운영 매뉴얼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중 1진로탐색 집중학년제는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선거공약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자유학기제와도 취지가 같다. 따라서 서울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의 평가방식에 교육계의 관심이 많다.

서울시교육청 매뉴얼은 교과 교육과정 내에서 진로탐색 활동에 따른 성취도 평가를 하는 것을 학업평가의 기본방향으로 삼으라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정기고사의 지필평가 비율을 낮추고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를 확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예고대로 지필평가 형식의 중간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학기 중 수행평가를 하고 기말고사만 치러 이들을 합산해 학기말 성적을 산출하도록 했다.

◇ 수행평가 50% 이상 반영 = 진로탐색 학년제에서는 전 과목 학기말 성적의 50% 이상을 수행평가로 반영하도록 했다.

미술, 음악, 체육 등 예·체능 관련 교과목뿐만 아니라 국어, 수학, 과학 등 모든 과목에서 수행평가를 절반 이상 반영한다는 것이다.

'진로와 직업'과 같은 전문적인 진로탐색 과목뿐만 아니라 일반 교과 시간에도 교과 내용과 연계한 진로교육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규 교과과정 안에서 진로교육의 목표를 함께 달성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수행평가 중에서도 진로탐색과 관련한 수행평가를 학기말 성적의 10∼15% 수준으로 반영하도록 하고 이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예를 들어 국어 교과에서 기말고사 지필평가 반영 비율을 50%로 정했다면 토론, 독후감 등 일반 수행평가를 35%, 진로탐색 관련 수행평가를 15% 반영하게 된다.

◇ 수행평가는 과정중심으로 = 수행평가는 토론이나 협동학습, 체험활동 등 참여형 수업을 확대하면서 이에 기초한 과정 중심의 평가를 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진로체험 관련 수행평가는 직장체험 과정의 관찰이나 소감문, 멘토에게 편지쓰기, 보고서, 포트폴리오, 사용자제작콘텐츠(UCC)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미술 시간이라도 미술작품을 제작하는 기존의 수행평가 외에도 수업 시간에 미술품 경매를 진행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그 과정을 평가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학생들이 큐레이터나 미술관장, 수집가, 경매 진행자, 기자 등 관련 직업을 나눠 맡아 모의 경매를 진행한 뒤 각자 맡은 직업군의 역할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면 교사는 학생들의 참여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즉 ▲미술작품의 이해도 ▲직업탐구 보고서 ▲맡은 직업군에 대한 이해도 ▲협동력·성실성 등을 평가지표로 삼아 항목별로 채점을 하는 방식이다.

◇ 기말고사도 시험범위 축소 =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에서는 중간고사를 보지 않고 기말고사만 치르기 때문에 기말고사의 부담이 과중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학교에서는 기말고사에 대한 평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수 학습요소만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출제하도록 했다.

각 교과의 단원을 수행평가 단원과 지필평가 단원으로 구분해 기말 지필평가의 시험범위를 축소한다는 것이다.

또 기말고사는 기존의 선다형 객관식 문항의 출제를 될 수 있으면 지양하고 서술·논술형 평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2∼3학년의 중간고사 기간에 1학년은 진로캠프나 진로콘서트, 수련회 등을 마련하는 등 학교별로 상황에 맞는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평가방안은 학교별로 교과별 협의회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진로탐색 수행평가에 참고할 수 있도록 이달 중 예시자료집을 개발해 각 학교에 보급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진로탐색 집중학년제를 새학기부터 11개 연구학교에서 시범운영한 뒤 내년부터 단계적 확대적용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과정과 진로교육을 연계한 체험 중심의 활동을 통해 다양한 직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중 1부터 진로를 적극적으로 준비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의 기본 취지"라고 말했다.

pan@yna.co.kr